토토 이슈





북한이 13일의 ‘중대시험’을 발표하면서 군 고위당국자까지 동원해 ‘핵 억제력’ ‘전략무기’ 등을 언급한 것은 심상치 않다. 보통 핵 억제력은 상대방의 핵 공격과 위협을 핵무기를 통해 방지하는 것을 가리킨다. 그렇다면 지난 7일과 13일에 실시한 시험은 인공위성 발사가 아니라 핵무기와 관련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요컨대 북한은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엔진 시험이 중대 성과를 거뒀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군사행동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는 위협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제시하라면서 설정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대미 압박수위를 극단까지 끌어올리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북핵 위기 때마다 반복돼 온 벼랑 끝 전술이 또다시 되풀이되는 현실에 유감을 금할 수 없다.


이번 신년사의 핵심 메시지는 북·미 협상 구도에서 남북관계를 분리하겠다는 뜻을 천명했다는 점으로 보인다. 정부가 북·미 대화의 촉진 역할에서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진전에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것은 중대한 대북 태도 전환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년간 남북협력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면서 이는 “북·미 대화가 성공하면 남북협력의 문이 더 빠르게 활짝 열릴 것이라고 기대”해 북·미 대화를 앞세워 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남북관계를 북·미 협상에 종속시켰던 그간의 태도를 자성하면서 변화 의지를 밝힌 것은 긍정적이다. 북·미 협상과 무관하게 남북관계에서 독자적인 공간을 확보해 나가는 것은 한반도 문제 당사자로서 당연한 책무다. 남북관계에서 독자적 공간을 확보하게 된다면 북·미 대화의 촉진자 역할에도 탄력이 붙게 된다.


중층적인 조국사태에 우리가 얼마나 단선적으로 대응했는지는 두 청년 집단의 반응에서 알 수 있다. 이른바 명문대생들은 조국 딸 입시에 대한 전면조사와 조국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대학 미진학 청년들은 “논문이니 입시제도 같은 것은 딴 세상 이야기다. 아무리 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출발선에 분노한다”고 외쳤다(경향신문 ‘90년생 불평등보고서’ 기획).


미국 조야에서는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터무니없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비판 목소리가 커진 상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2일자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터무니없는 요구는 미국의 신뢰를 의심케 하는 모욕”이라며 “동맹을 돈으로만 바라보면 미국의 안보·번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미 전직 고위 관리들은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미국의 욕심에 대한 한국인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방위비 분담금 5배 인상 겁박이 한·미동맹 훼손은 물론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뚜렷해지면서 미 의회도 제동 걸기에 가세한 셈이다.


이 바람에 데이터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데이터 3법’, 대체복무제 관련 법 등 다수의 민생·경제법안 처리가 모두 무산됐다. 이 중 76개는 여야가 해당 상임위에서 합의해 올라온 이른바 무쟁점 법안이다. 26개 법안은 한국당 의원이 먼저 발의한 것들이다. 한국당은 이마저도 전부 필리버스터 대상으로 삼았다.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초대형 입법 방해다. 민식이 부모 등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자 가족들은 “아이들 생명을 지켜달라는 게 협상 카드냐. 그게 사람이 할 짓이냐”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확진환자가 3명 추가로 발생해 국내 환자가 총 15명으로 늘었다. 추가 환자 가운데 1명은 지난달 31일 귀국한 교민이다. 중국이 아닌 일본에서 감염된 사례도 처음 발생했다. 이 환자는 국내에서 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겨 두번째 3차 감염 사례로 기록됐다. 감염자가 중국 우한 입국자에서 기타 외국 감염자 및 국내 접촉자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범부처 대책회의를 열어 최근 14일 이내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한국 입국을 4일부터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 제주도의 무사증 입국도 당분간 중지하기로 했다. 현시점에서는 적절한 대응이라고 평가한다.


일본이 2015년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메이지 시대 산업유산의 두번째 후속조치 이행경과보고서에도 한국인 강제노역 사실을 인정하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조치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홈페이지에 지난 2일 게재된 ‘일본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 후속조치 이행경과보고서’는 일본이 2017년 처음 제출했던 보고서와 달라진 내용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법엔 매 짝수달 1일에 임시회를 소집하도록 했다. 연중 일하는 민생국회를 약속해놓고 어기고 있는 셈이다. 2월 국회는 재외동포선거인단 등록이 시작되는 26일 전 선거구를 획정해달라는 선관위 요구에도 맞닥뜨려 있다. 자치경찰제와 정보경찰 개편 작업을 담은 경찰개혁 입법도 서둘러야 할 과제다. 감염병 재난까지 덮친 때다. 2월 국회를 속히 열어야 한다. 손가락질받던 20대 국회도 초당적으로 민생을 돌보는 유종지미를 거두길 바란다.


광장의 촛불이 요구한 권력기관 개혁은 문 대통령 취임사에도 세 갈래로 새겨졌다. 정치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이루고, 무소불위 권력이 안되게 견제장치를 만들고, 겸손한 권력이 되겠다는 것이다. 시민의 눈엔 청와대나 검경 모두 뼈아프게 성찰할 지점이 뚜렷이 보인다. 권력기관 개혁은 낡은 관행을 끊임없이 혁신해야 완성된다. 그 평가 잣대는 늘 ‘국민의 권력기관’인지 여부일 뿐이다. 거듭 말하거니와 괴물과 공룡이 없어지는 권력기관 개혁이어야 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27일 기각됐다. 서울동부지법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영장실질심사를 벌인 뒤 “범죄 혐의는 소명됐고 수사가 상당히 진행된 점 등에 비추어 볼 토토검증 때 현시점에서 증거인멸 등 구속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죄지은 것은 맞지만, 구속까지 할 사안은 아니라는 취지다. 영장심사는 법원의 1차 사법적 판단으로 그 의미는 작지 않다.


북한이 위성이든 ICBM이든 발사하는 순간 북·미 대화는 파국을 맞게 된다. 북·미 협상판이 일단 깨지면 내년 미 대선이 끝날 때까지 대화는 물 건너간다. 미국 대북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다음주 방한한다. 북·미는 비건 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대화의 실마리를 풀어내야 한다. 한국 정부도 대화의 끈이 끊어지지 않게 촉진자 역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청와대 홍보수석은 ‘대통령의 입’이다.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권에 이어 9년간 언론을 장악했다. 당시 KBS, MBC 등 공영·공공 매체들이 정권의 무능과 비리에 눈감았던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당시 KBS 측이 권력의 부당한 요구를 일부라도 수용했던 것이 그 같은 점을 말해준다. 대법원 판결은 이와 같은 권력의 부당한 언론 장악과 통제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언론의 자유는 그 누구도 침해할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기도 하다.


청년기본법은 청년 연령을 19~34세로 정의하고, 청년 정책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를 규정하며 청년의 정책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청년의 고용·주거·교육·문화·여가 분야 정책을 아우르는 ‘청년 기본계획’을 5년 단위로 수립하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총리실 산하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 일정 비율 이상 청년을 위촉하도록 규정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 자유한국당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청년기본법 안건에 대해서는 신보라 한국당 의원이 나홀로 찬성토론에 나섰다. 청년몫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신 의원은 20대 국회 개원 첫날, 청년기본법을 당시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의 ‘1호 법안’으로 대표발의했다. 청년기본법은 여야가 합심해 만들고, 지킨 법이다. 비슷한 취지의 법안 발의가 이어지자, 2018년 국회 청년미래특위가 여야 합의로 기존 7개 법안을 통합 조정한 청년기본법을 마련했다. 이후에도 국회 상황이 경색되며 상임위 등에서 논의가 제대로 진전되지 못하다가, 첫 발의 후 1000여일이 지나서야 국회 문턱을 가까스로 넘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소송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다. 대법원에 사건이 접수된 지 무려 4년 만의 일이다. 그사이 전교조는 ‘법 밖의 노조’였다. 30년간 이어온 ‘참교육운동’은 정상 작동이 불가능했고, 노조 전임자 상당수는 해고와 직위 해제 등으로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법원의 정의로운 판단을 기대한다.


북한이 지난 2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조선중앙통신은 “현 정세하에서 당과 국가의 당면한 투쟁 방향과 혁명의 새로운 승리를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적 문제들이 상정됐다”고 전했다. 또 “혁명 발전과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우리 국가의 전략적 지위와 국력을 가일층 강화하고 사회주의 건설의 진군 속도를 높여나가기 위한 투쟁 노선과 방략”이 회의에서 제시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5일 설 당일 저녁 강원도 동해시의 한 펜션에서 가스폭발이 일어나 일가족 6명이 숨지는 등 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가 일어났다. 이름은 펜션이었지만, 실상은 숙박업소로 등록되지 않은 무허가 영업장이었다. 이 같은 사실을 모른 채 가족과 명절을 보내기 위해 찾은 곳이 관리의 사각 속에 참변의 현장이 된 것이다. 평소 우애가 돈독했던 중장년 자매들과 그 배우자들이 최근 아들을 잃은 형제를 위로한다고 모였다가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